7월 첫날에 입사해서 5개월째에 접어들고 있다. 그 전에 인턴할 때 어느정도 경험해봤기 때문에, 9시정도까지의 야근은 아무일도 아니였다.
회사에서 면접볼 때에도, 야근은 매일 할 수 있다고 했다. 물론 내 생각으로 야근의 기준은 9시 정도였다. 집에가서 쉬는 시간도 있어야 하고 내 생활도 해야기 때문에.
지방에서 올라와서 생활을 해야 했기 때문에, 회사 근처에 집을 얻었다.
나는 혼자 집에 있기보단 그래도 누구랑 같이 있는게 좋았다. 친구집은 한시간이 넘는 곳에 있기 때문에 가기 귀찮았고...그래서 첫달에는 주말에 회사가서 놀기도 했다. 두번째 달에도 주말되면 회사가서 놀았다.
처음엔 업무파악하느라 그다지 야근할게 없었다. 일찍 퇴근하는 날도 많았다.
중소기업이라는 곳이...일손 딸리면 내 일이 아니더라도 도와줘야 하는 것이 있다.(중소기업이 아니더라도 회사가 힘들면 도와줘야겠지.) 8월말 회사에 급한일이 생겨서 밤을 새서 일을 했다. 그래도 내가 일해서 어느정도 일이 마무리 됐다는 뿌듯함이 있었다.
그러다 점점 야근이 당연하게 되어갔다. 어쩌다 일이 있어서 일찍 들어가봐야 한다거나, 그냥 쉬고 싶어서 들어가고 싶다면....눈치가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당연히 퇴근시간에 퇴근하는 것이였는데, 눈치를 보는 것이다. 점점 회사의 분위기는 야근을 안하면 일을 안하는 것처럼 되어갔다. 뭐 어쩌면 나도 적응 된거 같다. 집에 일찍 들어가봐야 할 것도 없고...하지만 퇴근시간되서 퇴근하는게 좀 이상한게 되어버리고 있었다.
프로그래머...프로그래밍....개발 일이라는게 일거리가 없을 수가 없다. 일거리는 항상 있으나, 그 일의 중요성에 따라 야근이 결정된다. 과연 그 일을 꼭 오늘 끝내야 되는 것이냐, 아니면 내일 출근해서 계속 해도 늦지 않는 것이냐...이 차이다.
아무튼 10월중순 큰 일 하나가 터졌다. 2주안에 개발을 완료 해야되는 것이었다.(그 때 당시에 나에게 말하기엔 2주안에 개발이 완료 되어야 하는 것이였다. 누가봐도 시간은 촉박했다.) 회사가 내년에 자금을 풍족하게 쓸 수 있느냐 없느냐가 달린 아주 중요한 문제였다. 시간은 2주가 남았지만, 이 개발(이하 개발1)전에 또 급하게 끝내야 하는 일이 한가지가 더 생겼다.(이하 개발2) 게다가 예비군 훈련도 있었다.
14일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3일을 '개발2'에 보냈다. 원래 과장님이 해결하려 했지만, 과장님이 이미 너무 많은 일을 잡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내가 해본다고 했다. 다행이 소스는 MFC코드 였다. 3일째 되는날 새벽3시까지 일하고 겨우 끝냈다. 그 다음 사장님은 잘했다고 했다. 그날 자고 10시쯤 출근을 했다.
이제 '개발1' 이 남아있었다. 전혀 접해보지 못했고,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도 몰랐고...결국 과장님이 이렇게 이렇게 하면 된다고 하면서 길을 잡아줬다. 개발1을 두 부분으로 나눠서 진행하기로 했는데, 첫 번째 부분은 3일만에 끝낼 수 있는 부분, 두 번째 부분은 좀 어려운 부분이였다.
첫 번째 부분을 끝내고 예비군 훈련을 갔다 왔다.(첫 번째 부분을 처리한 시간이 주말이였다. 주말 12시까지 야근해서 끝냈다.) 아직 학생 신분이라 지방에 있는 대학으로 예비군 훈련을 갔다가 왔다. 훈련 받고 집에오니 새벽 1시 반이다. 간만에 움직여서 그런지...아니면 훈련이 좀 힘들어서 인지....집에오자마자 그냥 대충씻고 잤다.
아침에 일어나기 정말 힘들었다.
다음날...이제 정말 어려운 부분이 남았는데...시간은 일주일 남았다. 과장님이 다시 어떻게 해야된다고 알려주고, 그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데....가면 갈수록 과장님이 알려준거와는 정 반대의 상황이 계속 나오고 있었다. 과장님은 쉬우니까 잘 해보라고 하는데...처음에는 정말 쉬운가 보다 하고 열심히 생각을 했다. 하지만 산넘어 산이라고......계속 막혔다.
'쉬우니까 잘해봐~'
나중엔 이 말이 '쉬운데 그거 하나 못하냐' 이렇게 들리더라. 결국 두 번째 부분을 시작한지 3일만에 못하겠다고 했다. 일정에 맞출수가 없었다. 이미 일주일을 밤12시 넘게 야근을 하고 있었다. 결국 일은 과장님에게 넘어갔다.
내가 곱게 자라서 그렇다면 할말없다. 난 낮에 활동하고 밤에 자는 스타일이라, 적당히 잠을 자야되고, 최소 7~8시간은 잔야된다. 일주일동안 잠을 하루에 6시간정도 자고 있었다. 어떤날은 5시간 잔 경우도 있었고...
사람이 생체리듬이 깨지니까, 다 짜증나기 시작했다. 그러다....일이 과장님에게 넘어간지 2일째에 폭발했다.
정말 피곤해서 들어가서 쉬겠다고 했다. 시간도 정확히 기억한다 새벽1시 반.
과장님 왈 '일이 더 남았는데, 더하고 가'
결국 내 불만을 얘기했다.
나는 모든 말을 직설적으로 한다. 돌려서 하지를 못한다. 이게 독이 될 수 있는걸 27년을 살아오면서 잘 알고 있지만, 성격이 이 모양인건 바꿀 수 없나보다.
'전 늦게까지 일하고 다음날 정시출근할 수 없습니다.'
짧게 줄이면 이렇게 되지만...원래 한 30분을 넘게 얘기 했다.
과장님은 이해한다고 하고 들어가라고 했지만....'하지만 그렇게 일하는거 받아주는 사람은 나 밖에 없다.' 이렇게 말했다. 즉 새벽까지 일하고 정시출근 하는건 당연하다는 것이였다. 매일을 새벽까지 일하고 아침9시에 출근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것이였다.
하지만...개발자 사이트에 물어본 결과, 매일 새벽까지 일하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아무튼 이 일이 있고 난 뒤 새벽1시쯤 퇴근하기는 쉬워졌다.
아..그 중요한 일(개발1)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중요하긴 한데, 프로그램을 수정하면서 바이어(buyer)한테 보여줘도 된다고 했다. 어쨌든 10월말까지 어느정도 아웃풋이 나왔어야 하는 상황에서 내 실력에 개발일정 맞추기는 힘들었다.
아무래도 내가 멍청해서 그런가.....내가 일을 처리 못할때마다 드는 생각은....다른 사람은 다 할수 있을거야...근데 왜 난 안되지. 아무래도 이 일이 안맞나보다.
결국 그 일이 과장님에게 넘어간 후로...오늘에 이르렀다.
과장님이 그 일을 하게 되서 나는 그다지 바쁘진 않지만, 그래도 정규근무시간에 할일은 많다.
하지만 역시 일이 있는 상태에서(위에서 말했지만...개발은 일이 없을 수가 없다.) 퇴근하기는 눈치보인다. 오늘 8시에 퇴근했는데.....눈치보였다. 8시면 야근도 아니지.
곰곰히 생각해봤다.
지금은 집이 회사와 가까우니까 이런데...집하고 회사하고 멀다면....8시에 퇴근해도 집에가면 10시, 좀 쉬면 바로 자야되고.
결혼하고 나서....이런 생활(지난달 같은 야근)이 계속된다면, 아마 콩가루 집안되는건 일도 아니겠더라. 지금 여자친구도 없는데....여자친구나 만들 수 있을려나 모르겠다.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었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직업이 너무 좋아서 선택했지만.....지난달처럼 야근을 한달 넘게 하라고 한다면 아마 쓰러지지 않을까 싶다.
나도 알고 있다. 지금 있는 회사는 장비를 제조하는 회사이고, 나는 그 장비에 들어가는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일이 바쁘지 않을 때가 더 많다. 하지만....다른 회사로 이직을 한다면, 과연 그 회사도 이럴까?
아마 이런 회사는 없을 것 같다. 다른 회사는 진짜 말그대로 12시까지 매일 야근을 하겠지. 새벽까지 야근을 안하더라도.
지금 다니는 회사가 내 처음이자 마지막 회사(프로그래머로써)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길 나간다면...물론 이직하려고 면접은 보겠지만.....
개발일정이 넉넉했으면 좋겠다. 개발인력이 넉넉했으면 좋겠다. 하지만...중소기업은 한계가 있다. 대기업 하청받는 기업도 한계가 있다.
외국같은 근무여건이 아니여도 좋다. 그냥 내가 필요할 때, 퇴근을 눈치보지 않고 했으면 좋겠다.
얼마전에 이슈였던 'IT맨 내가 사직서를 쓴 이유' 이 글을 쓴 사람이 했던 걸 나보고 하라 한다면....아마 죽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걸 알아두자. 사람이 하루 12시간 이상을 주말없이 일하니까....인간의 모습이 아니더라. 잠자고 일어나서 일하고...이게 한 보름 반복되니까.....아..이러다 사람 죽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꿈속에서도 코딩한다.) 이 글을 보는...회사 간부가 있다면, 자기 회사 개발팀 사람들에게...휴가는 필요없다. 야근..그래 좋다! 그래도 늦어도..8시나 9시면 퇴근을 시켜주자.
이 놈의 대한민국....프로그래머의 생활이 다 이렇다고 불평하지 말라고 하지만....난 곱게 자라서 그런가...불평할 수 밖에 없다. 내 생활에 불만은....위에 서 말한 것처럼 그냥 눈치안보고 퇴근하고 싶을 때, 퇴근하고 싶다는 거다.
나의 큰 불평은....목숨을 내놓고 이 직업을 해야하는가 이다.
이 회사에서 이직하게 될런지..아닐지는 모르겠다.(회사 사무실에서 흡연이 자유롭다. 나는 비흡연가이다. 아마 이직하게 된다면 담배연기 때문에 이직할 것이다.). 다른 회사에 면접볼때 난 꼭 물어볼 것이다. 야근은 얼마나 하는지..
p.s : 이 글을 과장님이 볼 수 있겠지만...그래도 쓴다. 이글 본다고 달라질 것도 없고, 내가 뭐 틀린말 한 것도 아니고...결정적으로 난 하고 싶은말 하니까. 과장님은 이미 내가 이런놈이란 걸 아니까 별로 감흥이 없을지도 모르겠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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